자녀의 학교 일정과 가족의 집안일을 관리하는 데 인공지능(AI) 비서를 활용하는 미국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일정 알림부터 이메일 정리, 학습 보조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가운데 아동 관련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저장·처리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녀 일정부터 가족 행정까지 맡긴 AI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로 일하는 리사 그린은 다섯 살 아들의 책 반납일을 관리하기 위해 ‘올리(Ollie)’라는 AI 가족 비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일정표를 사진으로 올리면 서비스가 날짜를 파악해 문자메시지로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그린은 공과금 납부 등 가족 행정 업무에도 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AI 비서를 일상에 사용하는 부모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뉴저지주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 조시 소빈은 가족 일정과 집안일을 조정하기 위해 ‘팸봇(Fambot)’을 이용한다. 이 서비스는 가족에게 들어온 이메일을 모아 할 일 목록을 만들고, 각 업무를 누가 담당할지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나와 내 가족을 돕고, 내가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면 AI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 리사 그린
소빈은 가족 구성원이 모두 일하는 상황에서 자녀와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고 자질구레한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AI가 가족의 일정과 통신 내용을 다루는 만큼, 편리함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학습 보조에도 활용…감정적 대립 줄었다는 사례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타라 유카와는 클로드와 챗GPT를 가사와 자녀 학습에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자녀의 철자 공부를 돕기 위해 단어장 목록을 촬영해 AI에 올리고, 단어를 소리 내어 읽도록 한 뒤 아이가 철자를 맞히는 방식이다.
유카와는 자녀가 공부할 때 감정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AI를 활용한 뒤 감정적 대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AI가 교사나 보호자를 대신한다는 의미라기보다, 부모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학습 활동을 진행하는 보조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 AI 가족 비서는 일정·이메일·가사 업무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데 활용됐다.
- 부모들은 시간 절약과 정신적 부담 완화를 장점으로 꼽았다.
- 아동 정보의 저장 방식과 자동 실행 기능은 보안 위험으로 지적됐다.
시간 절약 효과와 개인정보 위험이 함께 제기돼
시카고 소재 루리 어린이 병원의 설문조사에서는 부모 3명 중 2명이 AI가 정신적 부담을 줄이고 주당 평균 58분 이상의 시간을 아껴준다고 답했다.
벤처캐피털 ‘시카고 멘로 벤처스’는 부모의 84%가 식단 계획, 공과금 납부, 가정 내 일정과 일상 업무 관리 등에서 AI를 사용한다고 집계했다. 부모가 아닌 사람의 이용 비율은 56%로 조사됐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AI 활용 시장이 별도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조사·기관 | 확인된 내용 |
|---|---|
| 루리 어린이 병원 설문 | 부모 3명 중 2%, 주당 평균 58분 이상 절약 응답 |
| 시카고 멘로 벤처스 | 부모 AI 활용 비율 84%, 비부모 56% |
뉴욕대학교 ‘책임 있는 AI 센터’의 줄리아 스토야노비치 이사는 자녀에 관한 정보를 AI 애플리케이션에 올릴 때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고 보관되는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가 부모를 대신해 이메일과 일정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안전장치 설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AI가 잘못된 첨부파일이 포함된 이메일을 받고 사용자의 별도 확인 없이 일정 취소 같은 작업을 실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AI가 가족의 이메일·달력·통신 플랫폼에 접근하는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자녀의 일정과 개인정보가 서비스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